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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만도, 아널드슈워제네거, 1985 액션영화, 존매트릭스, 80년대 영화, 영화리뷰, 클래식액션

     

    제작비 1천만 달러로 만들어 전 세계 5,700만 달러를 벌어들인 1985년작 〈코만도〉. 손익 기준으로만 보면 그저 그런 성적이지만,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비디오로 봤을 때의 충격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혼자 군대 하나를 박살 내는 장면이 당시 제 눈에는 말 그대로 신의 영역처럼 보였으니까요.



    시대적 배경 — 람보와 경쟁하던 80년대 마초 액션의 시대

    〈코만도〉는 실베스터 스탤론의 〈람보〉 시리즈에 대항하기 위해 기획되었다는 설이 꽤 설득력 있게 전해집니다. 영화 안에서 주인공 존 매트릭스가 그린베레 출신 용병과 맞붙는 장면에서 직접 "그린베레는 내 밥이지"라는 대사를 내뱉는 것을 보면, 단순한 소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직접 영화를 다시 돌려봤는데, 그 장면에서 피식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1980년대 할리우드 액션 영화의 흐름을 짚어보면, 이 시기는 슈퍼 솔저(Super Soldier) 서사가 절정에 달했던 시기입니다. 여기서 슈퍼 솔저란 현실의 군사적 한계를 초월한 1인 전투력을 가진 주인공 유형을 의미합니다. 냉전(Cold War) 체제가 이어지던 시기였고, 미국의 군사적 우월성을 스크린 위에서 과장된 방식으로 시각화하는 것이 흥행 공식처럼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냉전이란 1947년부터 1991년까지 미국과 소련이 직접 충돌 없이 이념과 군비 경쟁으로 대립하던 시대를 가리킵니다.

    〈코만도〉의 배경이 되는 발베르데는 가상의 중남미 국가입니다. 전직 군부 독재자 알리우스가 자신을 내쫓은 대통령을 암살하도록 주인공을 협박한다는 설정인데, 이 정치적 맥락은 사실상 액션을 위한 배경 장치에 가깝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솔직히 아쉬웠습니다. 냉전 시대의 중남미 정치 상황을 조금만 더 반영했다면 이야기에 무게가 실렸을 텐데, 감독 마크 레스터는 그보다 슈워제네거의 피지컬을 최대한 활용하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 기획 배경: 〈람보〉 시리즈에 대항하는 아널드식 슈퍼 솔저 영화
    • 시대 코드: 냉전 체제 하의 미국식 군사 영웅주의 서사
    • 정치적 배경: 중남미 군부 독재 설정, 단 서사 심화보다는 액션 동기 부여에 집중
    • 제작비 대비 수익: 약 5.7배. 2차 시장(비디오·TV) 수익이 흥행을 보완
    요약: 〈코만도〉는 냉전 시대 슈퍼 솔저 서사의 산물로, 람보 대항마로 기획된 80년대 마초 액션의 전형입니다.

     

    액션 분석 — 통쾌함과 허점, 두 얼굴을 동시에 가진 영화

    〈코만도〉를 두고 "처음부터 끝까지 쏘고 부수고 터뜨리는 영화"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 표현이 틀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후반부 적진 침입 장면은 대사 몇 마디 없이 존 매트릭스가 수십 명을 연속으로 처리하는 시퀀스로만 구성됩니다. 요즘 기준으로 보면 개연성이 거의 없는 장면이지만, 제가 직접 다시 봤을 때 느낀 건 이게 오히려 일종의 쾌감 공식에 충실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영화 비평 용어로 이를 스펙터클 시네마(Spectacle Cinema)라고 부릅니다. 스펙터클 시네마란 서사의 논리보다 시각적 충격과 물리적 과시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는 영화 방식을 뜻합니다. 〈코만도〉는 이 범주에서 상당히 완성도 있게 작동합니다. 영화 학자들 사이에서도 1980년대 할리우드 액션 영화를 분석할 때 이 개념은 자주 등장하는 틀입니다(출처: 영국영화협회(BFI)).

    반면 저는 악당의 존재감이 생각보다 아쉬웠습니다. 베넷이라는 캐릭터는 인상적인 외형과 매트릭스와의 개인적 악연이라는 설정이 있어서 흥미롭습니다. 그런데 막상 클라이맥스 대결에서는 매트릭스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다 끝납니다. 악당과 주인공이 대등하게 맞서는 긴장감, 즉 드라마틱 텐션(Dramatic Tension)이 충분히 쌓이지 않은 채 결말을 맞이합니다. 드라마틱 텐션이란 관객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게 만드는 서사적 긴장감을 의미합니다. 이 부분은 같은 해 개봉한 〈람보 2〉와 비교해 봐도 차이가 느껴지는 지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코만도〉만의 강점은 있습니다.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물리적 스케일은 당시 스크린에서 다른 배우가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그가 M60 기관총을 한 손으로 들고 돌진하는 장면이 이 영화의 가장 상징적인 이미지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다시 보면서도 그 장면의 무게감이 줄어들지 않더군요.

    요약: 스펙터클 시네마의 공식에 충실한 영화지만, 드라마틱 텐션 부족이 아쉬운 양면적 작품입니다.

     

    재관람 가치 — 지금 다시 보면 어떤 영화인가

    〈코만도〉를 지금 기준으로 보면 비급 영화에 가깝다는 의견도 있는데, 저는 그 평가가 완전히 틀리지는 않지만 기준이 잘못 적용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평가할 때는 리셉션 콘텍스트(Reception Context)를 고려하는 것이 맞습니다. 리셉션 콘텍스트란 영화가 만들어진 시대적·문화적 맥락 안에서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함께 고려하는 해석 방식입니다. 1985년의 관객이 기대했던 것과 2024년 관객이 기대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출처: IMDb, 코만도(1985) 작품 정보).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처음 어릴 적 비디오로 봤을 때는 매트릭스가 그야말로 최강의 전사처럼 보였습니다. 지금 다시 보면 과장된 설정과 허술한 개연성이 눈에 밟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 과장이 오히려 일종의 레트로 무비(Retro Movie) 감성으로 작용하더군요. 레트로 무비란 옛 시대의 스타일과 감성을 의도적으로 즐기는 방식의 영화 감상 경험을 의미합니다.

    재관람을 고민 중인 분들에게 제가 권하고 싶은 관람 태도는 분명합니다. 스토리의 허점을 찾으러 보지 말고,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어떻게 하면 더 강하고 멋있게 보일 수 있는가를 80년대 방식으로 탐구한 영화라는 전제로 접근하는 것입니다. 그 전제를 받아들이면 러닝타임 107분이 꽤 빠르게 지나갑니다. 제가 실제로 그렇게 두 번 더 돌려봤는데, 후반부 45분은 매번 집중이 됐습니다.

    요약: 리셉션 컨텍스트를 고려하면, 〈코만도〉는 시대적 맥락 안에서 충분히 재관람 가치 있는 레트로 액션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코만도가 람보 대항마로 만들어진 게 사실인가요?

    A. 공식적으로 확인된 기록보다는 업계에서 전해지는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다만 영화 안에서 그린베레를 직접 언급하며 주인공이 우위를 주장하는 장면이 있고, 기획 방향 자체가 슈워제네거식 슈퍼 솔저 이미지를 강조하는 쪽으로 잡혀 있어서 완전히 근거 없는 얘기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저는 그 설이 꽤 설득력 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Q. 지금 처음 보는 사람도 재미있게 볼 수 있나요?

    A. 현실적인 군사 액션이나 치밀한 스토리를 기대하면 실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80년대 특유의 과장된 액션과 슈워제네거의 피지컬을 즐기는 마음으로 접근하면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저도 처음 봤을 때와 지금 다시 봤을 때의 감상이 다르긴 했지만, 후반부 액션 시퀀스의 쾌감만큼은 지금도 유효했습니다.

     

    Q. 〈코만도〉 흥행이 실패한 영화인가요?

    A. 극장 수익만 놓고 보면 제작비 대비 5.7배 수준으로, 당시 블록버스터 기준에는 다소 못 미쳤습니다. 그러나 비디오와 TV 등 2차 시장에서 상당히 선전했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초기 대표작 중 하나로 지금까지 언급되는 것 자체가 흥행 실패와는 거리가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Q. 악당 베넷이 인상적이라는 평이 많던데 실제로 어떤가요?

    A. 외형과 설정만 놓고 보면 흥미로운 캐릭터임은 분명합니다. 다만 제가 직접 보면서 느낀 건, 주인공과 대등하게 맞서는 드라마틱 텐션이 클라이맥스에서 충분히 살아나지 않는다는 아쉬움이었습니다. 인상적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저는 결말까지 갔을 때 긴장감이 조금 더 있었으면 더 좋은 영화가 됐을 거라 생각하는 편입니다.

     

    결론

    영화를 보고 가장 먼저 느낀 건 정말 80년대 액션 영화답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요즘 영화처럼 복잡한 이야기나 치밀한 전개를 보여주는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딸이 납치되고 아버지가 딸을 구하기 위해 적진으로 들어간다는 아주 단순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래도 영화가 지루하다는 생각은 크게 들지 않았습니다. 액션이 계속 이어지고 전개도 빠른 편이라 가볍게 보기에는 괜찮았습니다. 특히 지금의 액션 영화와 비교해서 보면 오히려 옛날 영화만의 투박하고 거친 분위기가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스토리의 개연성이나 현실성은 조금 부족했지만 액션 영화로서의 목적은 확실하게 달성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영화처럼 모든 부분이 정교하게 만들어진 작품은 아니지만 1980년대 액션 영화에서 기대하는 화끈함을 충분히 보여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코만도〉는 스토리의 깊이나 개연성보다 슈워제네거라는 스타 자체를 최대한 강하고 통쾌하게 소비하는 영화입니다. 그 방향에서는 상당히 솔직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걸 단점이라기보다 1985년식 장르 영화의 정직한 태도라고 봅니다.

    어릴 적 비디오로 처음 봤을 때 최고의 전사라고 느꼈던 존 매트릭스가, 지금 다시 봤을 때는 80년대 스타 마케팅의 결정체로 보인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그 두 가지 감상이 모두 이 영화 안에 공존한다는 점에서, 〈코만도〉는 한 번쯤 다시 꺼내볼 만한 작품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복잡한 세계관 영화에 지쳐 있을 때, 목표가 단순하고 액션이 직선적인 영화 한 편이 필요하다면 저는 이 영화를 꺼낼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lC9iWlQ8p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