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처음 미나리를 봤을 때 제 마음은 복잡했습니다. 골든글로브 외국어 영화상을 받고 아카데미까지 거론되는 작품인데, 저는 계속 기생충과 버닝을 떠올리게 되더군요. 지금 우리 영화계와 언론이 미나리에 보내는 열광 속에는 어쩌면 우리의 어렴풋한 기대도 섞여 있을 겁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바라봤을 때 미나리는 그 정도까지 압도적인 수작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제 솔직한 생각입니다.미국이 미나리에 집중하는 진짜 이유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건 미국 영화다"였습니다. 단순히 감독이나 제작사의 국적 때문이 아니라, 이 작품이 미국인들의 정서 깊숙한 곳을 건드리고 있기 때문입니다.미국은 흔히 이민자의 나라라고 불립니다. 여기서 '이민자의 나라'란 이민자들에 의해 세워졌고, 지금도 전 세계..
12척의 배로 330척의 적선을 상대한다는 게 가능한 일일까요? 1597년 명량 해전에서 이순신 장군은 이 불가능해 보이는 싸움을 현실로 만들어냈습니다. 제가 영화 '명량'을 처음 봤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단순한 전투 장면이 아니라, 절대 절명의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한 사람의 의지였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 승리가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깊이 생각해본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12척 함선으로 어떻게 330척을 막아냈을까명량 해전이 벌어진 1597년은 정유재란이 한창이던 시기였습니다. 여기서 정유재란이란 임진왜란 이후 휴전 협상이 결렬되면서 왜군이 다시 조선을 침략한 2차 전쟁을 의미합니다. 당시 조선 수군은 칠천량 해전에서 대패한 직후였고, 원균이 이끌던 주력 함대는 거의 전멸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