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도 처음 '트로이'를 봤을 때는 그저 브래드 피트의 액션 영화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원작 신화를 찾아보고 나서야 이 영화가 얼마나 과감하게 각색되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신들의 개입을 완전히 지워버린 감독의 선택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덕분에 인간 영웅들의 드라마가 더 부각된 것도 사실입니다.원작 일리아스와 영화의 결정적 차이점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사실상 뼈대만 빌려온 수준입니다. 여기서 '서사시(epic poetry)'란 영웅의 위대한 행적을 노래하는 장편 서술시를 의미하는데, 고대 그리스에서는 이런 작품들이 구전으로 전승되다가 문자로 기록되었습니다.가장 큰 차이는 시간입니다. 원작에서 트로이 전쟁 준비부터 종결까지는 무려 20년이..
솔직히 저는 북한이 외화를 벌기 위해 가짜 교회를 만들고 찬양단을 조직한다는 설정을 처음 접했을 때, 이게 과연 영화로 성립이 될까 의아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이 이야기를 접하고 나니, 불순한 의도로 시작된 일이 어느 순간 누군가의 진심이 되어버리는 아이러니가 생각보다 훨씬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영화 '신의 악단'은 대북 제재로 자금난에 빠진 북한이 국제 NGO 단체로부터 2억 달러 규모의 지원을 받기 위해 평양에 교회를 짓고 부흥회를 여는 과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어쩌면 실제 일어날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내용이 재미있고 유쾌한 영화 입니다.2억 달러를 위한 혁명적 과업, 보위부의 가짜 찬양단외무상 박희수가 받은 제안은 북한 입장에서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규모였습니다. 2억 달러라는 ..
한국교회가 교파와 교단으로 나뉘어 있다는 건 아시는데, 정작 그 차이가 뭔지 명확히 설명할 수 있는 분이 얼마나 될까요? 저도 처음엔 그냥 다 비슷한 거 아닌가 싶었는데, 자료를 찾아보고 나니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역사와 배경이 있더군요.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같은 큰 흐름이 교파이고, 그 안에서 다시 통합·합동·기장처럼 갈라진 게 교단입니다. 1884년부터 시작된 한국 개신교는 초기엔 선교사들 중심으로 연합의 정신을 보여줬지만, 해방 이후엔 신학 논쟁과 정치적 대립으로 분열의 아픔을 겪었습니다.교파와 교단, 같은 듯 다른 개념교파(denomination)란 장로교, 감리교, 침례교처럼 종교개혁 이후 형성된 개신교의 큰 신학적 전통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교파란 신앙 고백과 교회 정치 체제, 예배 방식..
1945년 광복 직후 남한 개신교인은 전체 인구의 2%에 불과했지만, 1980년대 후반에는 8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불과 40여 년 만에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이죠. 하지만 2020년대 들어 코로나를 겪으며 7,000여 개의 소형 교회가 문을 닫았고, 20%의 성도가 예배당으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 급격한 부침이 단순히 시대적 변화 때문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성장 과정에서 누적된 구조적 문제들이 위기를 키웠다는 생각입니다.광복 이후 성장: 평양에서 서울로, 전쟁 속 희망의 중심1945년 8월 광복은 조선 교회에 자유를 가져왔지만, 그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38선 분단과 함께 북한에 공산 정권이 들어서면서 '동양의 예루살렘'으로 불리던 평양을 중심으로 한 기독교 공동체가 큰 타격을 받았습..
